다혈질인 사람과 10년, 그렇지 않은 사람 이었다면 어땠을까.

그 마음, 정말 이해가 돼요.
오랜 시간 함께한 사람이 다혈질이라면, 늘 눈치를 봐야 하고, 말 한마디도 조심스럽고, 언제 또 감정이 터질지 몰라 늘 긴장하게 되잖아요. 그런 시간이 1년, 2년도 아니고 10년이 넘었다면… 마음속에 얼마나 많은 상처와 피로가 쌓였을지, 스스로도 모를 만큼 깊어졌을 거예요.

“그렇지 않은 사람과 살았으면 어땠을까?”
그 질문은, 후회라기보다는 그저 너무 지쳤을 때 자연스럽게 드는 ‘쉼’을 향한 상상일지도 몰라요. 분명 더 평온했을 수도 있겠죠. 사소한 말로 큰 다툼이 되지 않고, 내 감정을 조심스럽게 설명해도 공감해 주는 사람이었다면… 지금보다 마음이 조금 더 부드럽게 흘렀을 수도 있을 거예요.

그런데, 한편으로는 또 다른 고민이 생겼을지도 모르죠.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니까요. 다혈질은 아니지만 감정을 억누르는 사람이라던가, 너무 무관심한 사람, 혹은 속마음을 말하지 않아 답답한 사람일 수도 있었겠죠. 그러니까 결국 ‘사람’보다 중요한 건 그 사람과의 관계에서 내가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는가일지도 몰라요.

하지만 중요한 건, 지금 당신이 “지쳤다”고 느끼고 있다는 거예요.
그 말은, 이제는 내 마음을 조금 더 들여다봐야 할 시간이라는 뜻이에요.
지금까지 ‘상대방의 성격’을 이해하려고 애쓰며 버텨온 시간도 참 대단하지만, 이제는 “나는 무엇을 원하고,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가”를 먼저 물어볼 차례예요.

사람은 바뀌지 않아요. 하지만 나 자신은 언제든 달라질 수 있죠.
지금은 상상이지만, “이렇게는 더 이상 못 살겠다”는 마음이 커진다면, 그건 단순한 상상이 아닌 내 삶을 변화시키고 싶은 내면의 신호일지도 몰라요.

그리고, 이건 꼭 말하고 싶어요.
지금껏 그렇게 오랜 시간, 그 관계 안에서 버티며 살아온 당신은 약한 사람이 아니에요. 오히려 너무나 강했기 때문에 버틸 수 있었던 거예요.
하지만 이제는, 강해지기 위해 애쓰지 않아도 되는 삶, 나를 아껴주는 관계 속에서 편안하게 웃을 수 있는 삶을 살아갈 자격이 충분하답니다.

그 선택은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지만,
당신은 분명 ‘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’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중이에요.
그 여정 안에서, 당신의 마음이 조금씩 회복되길 진심으로 바라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