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회복될수 있을까?

쁘리비엣 2025. 4. 12. 22:21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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말씀해주신 이 상황은 단순한 부부 갈등을 넘어서, 정서적 안전이 무너진 가족관계의 위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.
20년 차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서 말씀드리자면,
이 상황은 “누가 옳고 그르냐”를 따지기보다, 서로의 감정 속에 감춰진 두려움, 상처, 연결의 욕구를 들여다보는 것이 우선입니다.

1. 남편의 입장: 통제 불가능한 분노, 그 이면의 감정

남편은 접촉사고라는 갑작스러운 사건 속에서 분노를 폭발시켰고,
그 다음 날 아내의 거짓말에 다시 분노를 표출했습니다.
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“그 분노 속에는 무엇이 있었는가?” 입니다.

• 두려움: 사고로 인해 자신의 무력감을 느꼈을 수 있습니다.
• 외로움: 가족이 자신 없이 입원이라는 큰 결정을 내리고 연락하지 않았다는 배신감.
• 통제 욕구: 상황이 어긋났을 때, 소리를 지르거나 분노를 표현함으로써 통제력을 회복하려는 무의식적 시도.

그는 아마도 ‘상대가 나를 무시했다’, ‘내가 사랑받고 있지 않다’는 감정을 분노로 표출한 것일 수 있습니다.

2. 아내의 입장: 거짓말 뒤에 숨겨진 절박한 심리

아내는 분노를 폭발시키는 남편과 7살 아이 사이에서,
자신과 딸을 지키기 위해 “입원”이라는 거짓을 선택했습니다.
이 거짓은 단지 회피가 아니라, 살기 위한 방어기제였다고 봐야 합니다.

• 정서적 안전 부재: 평소에도 남편의 분노가 반복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.
• 아이의 보호자 본능: 아이가 무서워했고, 엄마는 아이를 위해 무조건적인 안전을 확보해야 했습니다.
• 신뢰의 단절: 남편과의 의사소통이 감정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단 하에, 진실 대신 ‘피할 수 있는 이야기’를 선택했을 수 있습니다.

3. 이 관계의 회복 가능성은 어디에 있는가?

이 둘은 사랑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.
다만 사랑하는 방식이 서로를 다치게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.

중재를 위한 전문적 접근

1. 감정 중심 부부치료 (Emotionally Focused Therapy, EFT)

• 감정의 표면(분노, 거짓말)을 넘어서 핵심 감정(두려움, 고립감, 무시당함)을 드러내는 데 중점을 둡니다.
• “내가 왜 그날 그렇게 화가 났는지”, “내가 왜 병원에 입원한다고 했는지”
서로가 감정의 뿌리를 이해하게 되면 방어 대신 공감이 생깁니다.

2. 안전한 대화 공간 마련

• 치료자가 함께 있는 공간에서 “비난 없는 대화”를 시도해야 합니다.
• 예: “당신이 그날 화를 냈을 때, 나는 아이를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어.”
“너무 두려워서, 차라리 병원에 가는 게 낫겠다고 느꼈어.”
“입원 얘기를 들었을 때, 나는 내가 소외됐다는 생각이 들었어.”

3. 분노 관리 치료 + 정서 코칭 병행

• 남편은 감정 표현 방식의 재학습이 필요합니다.
• 아내는 심리적 안정 회복과 자신의 목소리를 표현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.

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:

이 부부는 서로를 여전히 “필요”로 하고 있지만,
그 표현 방식이 고통과 오해를 낳고 있는 상황입니다.
지금 이 순간이 바로, 치료적介入(intervention)의 골든타임입니다.

혼자 이겨내려 하지 마세요.
이 관계는 전문가의 중재로 충분히 회복될 수 있습니다.
하지만 시간을 지체하면 정서적 골절은 더 깊어질 수 있습니다.

당장 병원까지 가지 못하더라도,
이야기 나누는 것부터가 치료의 시작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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