사실 많은 아이들이 “할머니 집 냄새 싫어”라고 말할 때, 그 말 속엔 냄새에 대한 본능적인 반응도 있지만, 그 이면에 있는 익숙하지 않음이나 감정적인 불편함이 섞여 있을 수도 있어요.
하지만 부모 입장에선 이 말이 참 곤란하고 속상할 수 있죠.
할머니에 대한 애정을 무시하는 것 같고, 아이가 예의 없이 보일까 걱정도 되고요. 그래서 이럴 때는 아이의 감정을 ‘무조건 고치려 하기보다는’, 공감하면서 천천히 접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.
1. 아이의 감정에 공감해 주세요
“음, 그랬구나. 너는 그 냄새가 조금 싫게 느껴졌구나. 어떤 냄새였는지 기억나?”
이렇게 말해주면,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존중받았다고 느껴요. 아이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것이 첫 걸음이에요.
2. 냄새에 대한 민감함은 자연스러운 반응임을 인정하기
아이들은 어른보다 후각이 예민해요. 나이든 분들 댁 특유의 향(약 냄새, 오래된 가구 냄새, 조리 냄새 등)은 아이들에게 강하게 다가올 수 있어요.
그 자체가 이상하거나 무례한 게 아니라, 그저 ‘다르다’는 걸 알려주세요.
“그 냄새는 낯설 수 있어. 하지만 할머니가 아프셔서 약을 드시니까 그런 걸 수도 있어. 또 오래된 집에는 그런 냄새가 나기도 해.”
3. 현실적인 대안 제안하기
아이에게 완전히 억지로 억누르도록 하기보다는, 아이가 조금 편안해질 수 있도록 ‘작은 대비책’을 마련해보세요.
• 좋아하는 향이 나는 손수건이나 마스크를 챙겨주기
• 창문 열기나 잠깐 바깥 산책 제안하기
• 아이가 좋아하는 활동(책, 장난감 등)을 가져가 할머니 댁에서 좋은 경험 만들기
이렇게 ‘싫은 냄새’보다 ‘좋은 경험’이 많아지면, 나중엔 냄새보다 좋은 기억이 먼저 떠오를 수 있어요.
4. 할머니에 대한 감정 따로 다루기
냄새가 싫다는 말 뒤엔 어쩌면 “할머니가 낯설어”, “심심해”, “무섭게 느껴졌어” 같은 감정이 숨어있을 수 있어요.
아이에게 “할머니랑 있을 때 어땠어?” 하고 부드럽게 물어봐 주세요.
5. 아이에게 예의도 가르쳐 주세요 (단, 공감 이후에)
“그럴 수 있어. 그런데 그런 말은 할머니가 들으면 속상할 수 있으니까, 엄마한테만 살짝 얘기해줘도 돼.”
아이의 감정은 인정하면서, 표현 방식은 조금씩 다듬어가는 과정이 필요해요.
따뜻한 팁 한 가지
아이에게 “다음에 할머니 댁 갈 때는 우리 향 좋은 손수건 챙기자. 네가 좋아하는 딸기향도 괜찮겠네?” 이렇게 말해보세요. 아이가 ‘나는 존중받고 있다’고 느끼면, 점점 더 배려심 깊은 아이로 자라날 수 있어요.
혹시 아이가 특히 예민하게 반응하는 상황이 따로 있었을까요? 냄새가 문제인지, 상황 자체가 싫은 것인지 더 자세히 알아보면 도와드릴 수 있어요.